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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문화일보에 실린 CLC희망학교 부산(희망스쿨지역아동센터)의 '놀 권리 사업'

사랑의힘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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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어른들이 선물한 놀이 공간서 아이들이 키우는 사랑과 배려


지난해 8월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희망스쿨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청소년들이 경기 가평군에서 열린 여름캠프를 기념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부산 희망스쿨지역아동센터 ‘문화예술공간’

‘어른 눈치보지 말고 놀아라’

2년전 문화·예술공간 마련

스포츠 즐기고 발표회 개최

성취감·자존감 저절로 향상

“또래끼리 울고 웃고 다투며 사회성 키울 수 있는게 장점”


“아이들이 어른들 사이에서 지혜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또래끼리 자유롭게 말하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과 행복이 쑥쑥 자라나거든요.”


부산 해운대구 반송 지역은 아동·청소년이 극히 드문 곳이다. 반송에서 한 평생 산 어른들은 이웃들과 가깝게 지내며 따뜻한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학교와 어린이집은 사라져 가고 있다. 아이들은 “동네에 우리끼리 놀 만한 곳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은 부산지역 사회복지기관인 ‘희망스쿨지역아동센터’는 지난 2018년 반송 지역의 아동·청소년이 주인이 되는 문화·예술 공간을 마련하기로 계획한다. 아이들이 마을 안에서 즐겁게 어울려 지내면서, 마을을 삶의 터전으로 인식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희망스쿨지역아동센터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도움을 받아 건물 3층에 반송 지역 내 청소년 50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놀이 공간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아이들이 하나둘 모였다. 박윤미 부산희망스쿨지역아동센터 담당자는 “평소 센터를 이용하지 않던 친구들도 함께 와서 실컷 놀라고 하자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학교에 학예회나 축제 연습을 위해 센터를 찾았다. 마음 놓고 연습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연극, 실내 스포츠, 보컬 등의 동아리를 꾸리고 발표회도 열었다. 희망스쿨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해 제공했다. 3D 펜 공예, 애니메이션 제작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아이들이 과제물을 만들어내고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아이들은 놀이 공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성취감, 자존감이 향상됐다. 친구들과 같이 소통하는 과정에서 대인관계 기술을 연마했고, 발표회나 전시회 등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키워갔다.


놀이 공간은 초·중·고교생이 함께 머물렀는데, 놀이 공간이 활성화되면서 학령에 따라 집단 역동성도 보였다. 특히 초등반 아이들이 센터 내 자기들만의 학생회를 꾸리고 본인들의 필요에 의해 회의를 소집하고 의견을 모았다. 놀 권리를 스스로 인식하고 주체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박 담당자는 “아이들끼리 노는 경험을 통해 어른의 의견이나 지시가 아닌 본인들의 판단으로 내려진 결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듯하다”면서 “아이들이 자신들의 권리나 역할에 대해 당당하게 의견을 제시하고 시행해 나가는 모습이 정말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희망스쿨지역아동센터가 쏘아 올린 아동·청소년의 놀 권리 보장 활동은 지역사회의 변화도 이끌어 내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권익보호에 다소 소극적이던 지역사회가 관련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자체는 부산 해운대구 아랫반송의 가장 중심가로 볼 수 있는 곳에 영·유아 놀이시설 건립도 허가했다. 이는 노인복지에만 힘써온 반송 지역에서 꽤 신선한 결정이라는 게 희망스쿨지역아동센터의 설명이다.


희망스쿨지역아동센터는 이제 한발 더 나아가 센터를 아이들과 지역사회 구성원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관 등이 함께 아이들이 살기 좋은 반송을 만들고, 아이들이 떠나지 않는 반송을 만들기 위해 마을 공동체 모두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박 담당자는 “아이들은 다양한 놀이 활동을 통해 자신이 아닌 타인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통하며, 다양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놀고, 울고, 웃고, 때로는 다투며 커갈 수 있도록 많은 사랑과 관심을 아이들에게 나눠달라”고 부탁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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